[심형권 목사] 로마서 11:25-36절 묵상
이방인들의 구원이 이스라엘의 구원을 무효화하지 않습니다.

본문
육적 이스라엘의 구원의 문제를 다루는 9-11장의 마지막 결론 부분입니다. 육적 이스라엘과 관련된 하나님의 구원을 바울은 ‘신비’(25절)라는 말로 요약합니다. ‘신비’는 우리 인간의 이성을 뛰어 넘는 하나님께 속한 비밀을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예수님께서 천국의 비유를 말씀하시면서 ‘하나님 나라의 비밀’(마가복음 4:11절)이라고 하셨을 때 사용된 바로 그 단어입니다.
이스라엘의 구원의 신비는 이렇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1) 이스라엘은 복음이 증거하는 예수를 그리스도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28절) 2) 그래서 복음은 이방인들에게도 전해졌습니다(30절) 3) 그것은 이방인의 수가 채울 때까지 이스라엘의 더러는 우둔하게 된 것’(25절) 입니다. 4) 그리하여 결국 이방인들의 수가 채워진 방식으로 ‘온 이스라엘’이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26절).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이 복음을 거부했다는 것도 신비이고, 그로 인해 이방인들에게도 복음이 전해졌다는 것도 신비이며, 또다시 ‘온 이스라엘’이 구원을 얻게 되는 것도 신비입니다.
26절의 ‘온 이스라엘’은 이스라엘 전체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앞에서 이미 살핀 대로 이스라엘의 구원은 그들 가운데 믿는 ‘남은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바울은 9장 6절에서 ‘이스라엘에게서 난 그들이 다 이스라엘이 아니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아브라함의 자손이라도 언약의 자손, 믿음의 계보를 따른 자들이 참 이스라엘이라는 말인데, 이때 참 이스라엘이란 믿은 이방인들을 염두에 둔 표현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남은 자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언젠가는 지금의 이스라엘 나라 전체가 예수님을 받아들이게 될 날이 올 것이라는 주장은 잘못된 것입니다.
그래서 ‘온 이스라엘’을 믿는 유대인들과 믿는 이방인들을 합한 모든 성도들을 가리키는 말로 이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육적 이스라엘의 구원 문제를 언급하고 있는 9-11장의 큰 문맥과 11:13-27절까지의 문맥의 흐름으로 볼 때, 갑자기 ‘택함 받은 모든 성도’의 구원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습니다. 여기에서 ‘온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구원하시기로 선택하신 ‘이스라엘의 남은 자 모두’로 보는 것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25-26절을 이어서 설명하면, ‘이스라엘의 더러는 우둔하게 되어 믿지 않았지만, 이방인들의 충만한 수가 들어오는 것과 같이 그런 방식으로 이스라엘의 남은 자들 모두가 구원을 얻게 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개혁주의 신학자 존 머레이는 ‘사도의 주장은 이스라엘의 대다수가 구원 받으리라는 것’이라고 해석합니다.
이방인들의 구원이 이스라엘의 구원을 무효화하지 않습니다. 이어서 인용된 이사야서의 말씀이 이를 잘 말해줍니다. 구원자가 이스라엘의 경건하지 않은 것을 돌이키실 것이고(26절, 이사야 59:20절), 그들의 죄악을 없이하실 것(이사야 27:9절)입니다. 이방인을 구원하시기 위해 이스라엘을 완전히 버리신 것이 아닙니다. 바울은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이 구원을 ‘신비’(25절)라고 부르면서, ‘하나님의 은사와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다’(29절)고 합니다.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과 맺은 언약을 기억하시고 이스라엘을 보존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찬양합니다.
하나님께서 강퍅했던 이방인들에게 긍휼을 베푸셨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31절의 ‘이와 같이’), 이제 강퍅했던 이스라엘에게도 긍휼을 베푸실 것입니다(30-31절): “하나님이 모든 사람을 순종하지 아니하는 가운데 가두어 두심은 모든 사람에게 긍휼을 베풀려 하심이로다!”(32절).
하나님의 지혜와 판단, 그리고 그 뜻과 계획은 우리 인생들이 이해할 수 없을 만큼 깊고 풍성합니다(33-35절): “깊도다 하나님의 지혜와 지식의 풍성함이여, 그의 판단은 헤아리지 못할 것이며 그의 길은 찾지 못할 것이로다!” 나에게 그 믿음이 왔다는 사실이 놀랍고 감사할 뿐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 하나님의 창조와 재창조, 부활과 영생,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그 안에서의 인격적인 교제, 이스라엘이라는 민족을 넘어 나에게 전해지고 내 안에 자리 잡은 이 믿음… 우리의 언어나 그 무엇으로도 정확히 설명할 수 없는 신비이고 하나님의 지혜임을 인정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영광 받으실 분은 우리 하나님이십니다.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안에서 그의 언약을 따라 우리의 구원을 이루어 가시는 신실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할렐루야! 우리 안에 구원의 감격과 감탄사를 회복시키시고 오늘도 하늘의 푯대를 향하여 흔들림 없이 걸어가는 이 땅의 나그네 여정 길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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