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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 묵상

[심형권 목사] 예레미야 25:1-14절 묵상

‘순종하지 않았다’는 구절이 3, 4, 7절에 3 번이나 반복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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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본문은 바벨론의 느부갓네살 왕이 갈그미스 전쟁에서 이집트를 이기고 고대 근동의 패권국가로 등극했을 때 예레미야가 하나님께 받은 신탁의 내용입니다. 이 때의 남유다의 왕은 ‘여호야김’이었는데, 아직 바벨론의 1차 침공이 있기 전으로 보입니다. 같은 해 느부갓네살의 침공이 시작되고, 이후 2차, 3차 침공으로 결국 예루살렘은 바벨론에 초토화됩니다. 1차 침공이 주전 605년이고 예루살렘 멸망이 주전 586년이니까 이 예언 후 20년이라는 시간이 있었다는 의미입니다.

 

1절은 이렇게 시작됩니다. ‘내가 요시야 왕 때부터 지난 23년 동안이나 너희에게 ‘꾸준히’ 전했지만 너희가 순종하지 않았고, 하나님께서 선지자들을 ‘끊임없이’ 보내셨지만 너희가 순종하지도, 귀를 기울여 듣지도 않았다.’ 

 

‘꾸준히’, ‘끊임없이’로 번역된 히브리어는 같은 단어로, ‘아침에 일찍 일어나다’는 뜻의 단어입니다. 지난 23년이라는 시간 동안 아침 일찍 일어나 부지런히 전했고, 하나님께서도 그렇게 선지자들을 보내셨다는 뜻입니다.  

 

그런데도 순종하지 않았습니다. ‘순종하지 않았다’는 구절이 3, 4, 7절에 3 번이나 반복됩니다.  돌아오라는 하나님의 23년 동안의 구애에도 불구하고 꿈쩍도 하지 않는 남유다의 이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요?  아마도 이 예언이 당장에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난 23년 동안 징조는 있었지만 그래도 견딜 만했고(?), 남쪽의 이집트의 힘을 빌리거나 정치적 수완을 발휘하면 스스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괜찮아’, ‘봐 아무 일도 없잖아’, ‘아직 내일이 있어’ 하면서 산 것입니다.

 

7절을 보십시오. ‘’너희가 내 말을 순종하지 아니하고 너희 손으로 만든 것으로써 나의 노여움을 일으켜 스스로 해하였다”고 말씀하십니다. 종교는 자기들이 만든 신을 섬기는 것이 맞다. 자기들이 입맛에 맞게 선택하고 만들어 복을 빌고, 제사하는 것이 종교입니다. 하지만 성경은 우리가 하나님을 선택하고 만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우리를 그의 손으로 만드셨다고 말합니다(시편 8:3절). 따라서 순종은 창조주이신 하나님의 당연한 요구이고, 피조물 된 우리의 당연한 반응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너희가 지난 23년 동안 내가 그렇게 말했음에도 불구하고 내 말을 듣지 않았다’고 평가하시는 것입니다.

 

9절은 하나님의 심판의 선언입니다. “보라 내가 북쪽 모든 종족과 내 종 바벨론의 왕 느부갓네살을 불러다가 이 땅과 그 주민과 사방 모든 나라들을 쳐서 진멸하며 그들을 놀램과 비웃음 거리가 되게 하며 땅으로 영원한 폐허가 되게 할 것이라.”

 

느부갓네살을 ‘나의 종’이라고 부르고 그가 임의로 공격해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를 불렀다’고 하십니다. 나중에 바벨론을 접수한 왕이 메데-파사의 ‘고레스’인데, 이사야 44:28절에서 그를 ‘나의 목자’라 하고, 45:1절에서는 ‘그의 기름부음을 받은 자’ (=메시아)라고 부르십니다. 그가 남유다 백성들을 본토로 돌려보내는데, 이를 역대하 36:22절에서는 ‘예레미야의 예언을 이루게 하시려고 내가 그의 마음을 감동시켰다’고 하십니다. 그리고 오늘 본문 11절에서는 ‘남유다의 포로 기간이 70년 동안이 될 것이고, 이 기한이 차면 바벨론도 그들의 죄악으로 인해 내가 ‘영원한 폐허’가 되게 할 것입니다. 사람도 시간도 하나님이 정하시고 이루신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13절에서 이렇게 선언하십니다: “내가 예레미야를 통해 그 땅과 모든 민족을 향하여 선언한 이 책에 기록한 나의 모든 말을 그 땅에 임하게 할 것이다!”

 

강대국들의 틈새에 끼어 힘이 없어 터지고 깨지고 잡혀갈 운명에 처해 있는 물에 빠진 쥐와 같은 신세인 남유다, 그 나라의 신이 이 모든 일들이 자기의 뜻과 계획 안에서 이루어져 가는 것이라고 선언합니다.  느부갓네살? 나의 종이야. 바벨론? 70년 뒤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릴 거야. 그 때 등장할 페르시아의 고레스? 내가 기름 부어 세웠어, 이 모든 것이 여호와 하나님의 손에서 준비되고 이루어지고 있다는 말씀입니다.

 

이 땅의 힘 있는 나라들이 세상을 좌지우지 하는 것 같고, 물질이 권력이 주권인 것 같지만, 다 여호와 하나님의 손 아래 있습니다. 역사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심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자부하던 이스라엘이 바벨론이라는 이방의 나라에게 멸망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남유다의 멸망은 이 땅의 마지막 날의 그림자입니다. 아직 지금 여기에서 말씀을 들을 수 있고, 하나님을 알아 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은혜이고 사랑인지요!  그 날이 우리에게는 고대하고 기다리는 날이기를 소망합니다. 우리의 모든 죄와 허물을 대신 담당하신 그리스도 예수의 의를 힘입어 오늘도 순종의 삶을 배워가는 이 땅의 나그네 여정 길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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