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권 목사] 마태복음 4:12-25절 묵상
이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재창조가 시작됩니다.

본문
세례 요한의 퇴장은 예수님의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을 알리는 신호입니다(12절). 요한복음에 따르면, 세례 요한의 투옥 이전에 예수님께서 이미 공생애를 시작하셨고, 가나 혼인 잔치에서 첫 이적을 행하신 사실이 나오지만, 마태복음은 요한의 투옥 이후 본격적으로 사역을 시작하신 것처럼 기록되어 있습니다. 요한의 시대와 예수님의 시대의 구분을 강조하고자 하는 마태의 의도적 진술입니다. ‘그는 흥하여야 하고 나는 쇠해야 한다’(요한복음 3:30절)는 세례 요한의 고백대로, 하나님의 나팔수는 물러가고 왕의 사역이 시작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나사렛을 떠나 스불론과 납달리 해변의 가버나움으로 거처를 옮기셨는데, ‘이방의 갈릴리’(15절)로 불릴 만큼 이방인들이 많이 살았던, 당시 정치 경제의 중심지였던 예루살렘에서 멀리 떨어져 유대인들에게서 소외된 갈릴리 지역입니다. ‘흑암에 앉은 백성’, ‘사망의 땅과 그늘에 앉은 자들’이라는 표현이 그 상황을 잘 말해줍니다. 이제 그 흑암 위에 ‘빛’이 비추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흑암에 비추는 빛은 하나님의 첫 창조의 시작이었고(창세기 1:2절), 이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재창조가 시작됩니다. 죄로 인해 어두워진 세상을 빛으로 바꾸시는 역사가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17절)는 복음의 선포로 시작되고 있는 것입니다.
천국은 ‘죽으면 가는 나라’가 아니라, ‘지금 여기로 오고 있는 나라’라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전자는 죽음 이후의 거기에 관심이 있지만, 후자는 지금 여기에 관심이 있습니다. 지금 여기에서 회개하고, 지금 여기에서 회개의 열매를 맺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 나라가 여기로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나라를 기다리는 사람은 지금 여기에서 그 나라에 합당한 회개의 열매를 맺어야 하는 것입니다.
‘나를 따르라’는 예수님의 부름 앞에 ‘그물을 버려 두고’(20절), ‘배와 아버지를 버려 두고’(22절) 예수를 따른 베드로, 안드레, 야고보, 요한의 모습은 참 회개가 무엇인지를 보여줍니다. 지금까지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것들을 뒤로 하고 복음과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최고의 우선 순위에 두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고 정말로 ‘버리고 따라가는 것’입니다.
‘후회’와 ‘회개’는 같지 않습니다. 감정만 자극하는 예배 분위기에 빠져서 눈물 조금 흘렸다고 회개가 아닙니다. 화려했던 ‘왕년의 신앙’ 외에는 지금 여기에서의 신앙에 대해 할 말이 없다면 그것 역시 회개라 할 수 없습니다. ‘전에는’과 ‘이제는’이 분명하게 구별되고, ‘이제는’의 열매가 나타나야 회개입니다. 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것일지라도 가까이 오고 있는 하나님의 나라를 고대하고 기다리기에, 하나님께서 요구하신다면, 주님께서 부르신다면 그것 마저 내려 놓고 따를 수 있어야 회개입니다.
갈릴리 지역에 비춰진 ‘빛’은 복음을 ‘가르치시고, 전파하시고’, 모든 병과 약한 것을 ‘고치시는’ 예수님의 사역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어두운 세상을 비추는 빛은 돈이나 권력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복음입니다. 흑암을 빛으로, 절망을 소망으로, 어리석음을 지혜로, 약함을 강함으로, 사망을 생명으로 바꾸는 능력은 오직 복음뿐입니다.
우리 교회가, 이 땅의 교회들이 복음이 이끄는 교회…복음을 배우고, 가르치고, 전하는 교회...복음이 주는 치유와 회복을 경험하는 교회가 되기를 소망하고 기도합니다.
우리의 삶이 복음의 가치를 따라 사는 삶이기를 원하고, 매일, 지금 여기에서 회개의 열매를 맺어 가기를 소망합니다.
마라나타!!

-
[말씀 묵상] 예후의 기름부음, 심판의 시작 (열왕기하 9장 1-13절)2024-09-18
-
[말씀 묵상] 나 하나쯤이야..2024-09-18
-
[말씀 묵상] 누구와 연합할 것인가 (열왕기하 8장 16-29절)2024-09-17
-
[말씀 묵상] 추석 덕담 모음2024-09-17
-
[말씀 묵상] 우연이 아닌 섭리 (열왕기하 8장 1-15절)2024-09-16
-
[말씀 묵상] 좋은 동반자2024-09-16
-
[말씀 묵상] 사마리아의 참상의 반응 (열왕기하 6장 24 - 7장 2절)2024-09-14
-
[말씀 묵상] 분노의 독소2024-09-14
최신글이 없습니다.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