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권 목사] 마태복음 12:1-8절 묵상
성도는 일이 아니라 안식의 영성에 지배되어야 합니다.

본문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모세의 율법에 유대인들은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39개의 금지 규례를덧붙였습니다. 배가 고파 안식일에 이삭을 잘라 먹은 예수님의 제자들을 보고 그 규정들 중 하나인 추수 금지 규정을 어겼다고 정죄한 이야기입니다.
예수님은 두 가지의 예를 통해 ‘안식일의 법 정신’을 가르쳐 주십니다. 먼저, 다윗이 사울의 위협을 피해 제사장 아히멜렉에게 피신하였을 때 성막에 진설되었던 떡을 먹었던 사건을 언급하십니다(사무엘상 21:1-6절). ‘배가 고팠다’는 사실이 강조됩니다. 이 단어는 팔복 가운데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라고 할 때 ‘주리다’고 번역된 바로 그 단어입니다. 그냥 조금 출출했던 것이 아니라 힘들 정도로 허기가 졌다는 뜻입니다. 제자들도, 다윗과 그와 함께 있었던 사람들도 모두 지치고 배고팠던 상황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리 배가 고프고 힘들어도 하지 말아야 할 명령이 있습니다. 배고프다고 도둑질을 해서는 안 될 것이고, 힘들다고 신앙을 타협해서도 안 될 것입니다. 하지만 허기진 배를 달래기 위해 이삭을 잘라서 먹는 것이 거룩하게 지키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는 것일 수 없고, 다윗과 그의 일행이 제사장만이 먹을 수 있는 진설병을 먹은 것이 율법을 범한 것일 수 없다는 것입니다. 법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그 법의 정신, 의도이기 때문입니다. 안식의 목적은 사람을 살리고, 참 평강을 주는데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두번째 예는 ‘성전 안에서 안식을 범하여도 죄가 아니라는 율법의 가르침’(5절)입니다. 율법은 ‘안식일에 아무 일도 하지 말고’(출애굽기 20:10절), ‘안식일에 일하는 자는 반드시 죽일지니라’(출애굽기 31:14절)고 규정하지만, 제사장은 안식일에 가장 많은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율법의 규정을 따라 안식일에도 제물로 드려진 동물을 잡아야 하고, 곡식의 소제를 드려야 했습니다(민수기 29:8-10절).
그런데 이 두 가지 예에서 나타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전 안에 들어가서’(4절)와 ‘성전 안에서’(5절) 입니다. 율법을 뛰어 넘는 법정신은 ‘성막/성전 안에서’라는 공간적 개념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들이 성전 안에 있었다는 사실이 가시적인 율법의 규정에 구속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성전 안에서의 자유라는 법 정신을 설명하신 예수님은 곧바로 ‘성전보다 더 큰 이가 여기 있느니라’(6절)고 하십니다. 예수 안에 참된 자유가 있고, 예수 안에 참 진리가 있다는 뜻입니다. 그러고 보면 이삭을 잘라서 먹는 것이 유대인들의 금지 규례를 범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을 리 없었던 제자들이 성전보다 더 크신 이이신, 참 성전이신 예수님과 함께 있었다는 사실도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성부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안식일의 정신을 성자 하나님께서 완성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당황했을 바리새인들을 향하여 예수님께서 마지막 카운터 펀치를 날리십니다. ‘나는 자비를 원하고 제사를 원하지 않는다고 하신 하나님의 뜻을 너희가 알았더라면 무죄한 자를 정죄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안식일의 주인이다’(7-8절).
성도는 일이 아니라 안식의 영성에 지배되어야 합니다. 일이 목적이 아니라 안식이 목적이어야 합니다. 율법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억지로가 아니라 자발적입니다.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한복음 8:33절). 예수 안에 있을 때 참 자유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이제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자에게는 정죄함이 없나니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생명의 성령의 법이 죄와 사망의 법에서 너를 해방하였음이라”(로마서 8:1-2절).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참 자유와 안식을 누리는 복이 우리 모두에게 있기를 축복합니다.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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