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권 목사] 마태복음 17:1-27절 묵상
큰 믿음을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본문
제자들에게 ‘너희 중에 죽기 전에 인자가 그 왕권을 가지고 오는 것을 볼 자가 있을 것이라’(16:28절)고 말씀하신 엿새 후에 예수님은 베드로, 야고보, 요한을 데리고 변화산에 오르십니다(1절). 그리고 그들 앞에서 자신의 ‘왕권’을 보여주십니다(2절). 변화산에서 예수님의 모습이 변형된 것은 바로 인성 안에 감추신 예수님의 신성을 보여주는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나타난 모세는 구약의 모세 오경을, 엘리야는 선지서를 대표하는 것으로, 구약의 율법과 선지자들의 예언이 예수 그리스도에 관한 것임을 말해줍니다.
예수님이 오시기 전 신약의 엘리야라 할 수 있는 세례 요한을 먼저 보내신 것(11절)도 예수님이 ‘만 왕의 왕’이심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마치 왕이 등장하기 전에 나팔수가 ‘왕이 오십니다’라고 선포하는 것과 같습니다. 예수께서 세례를 받으실 때(3:17절), 그리고 변화 산 위에서 변화하실 때(5절), 예수님은 성부 하나님을 통해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요 내 기뻐하는 자’(5절)라고 인정을 받으셨습니다. 사람으로 오신 예수님의 신성이 드러나는 순간들입니다.
뿐만 아니라 모세와 엘리야의 등장은 ‘부활’이 실제로 있다는 사실을 암시해 줍니다. 하지만 예수님의 신성은 그의 부활과 승천을 통해 확증될 것이기에 ‘인자가 살아나기 전에는 본 것을 아무에게도 이르지 말라’(9절)고 하십니다. 하나님의 때와 하나님의 시간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때가 되면 예수님은 부활의 첫 열매가 되고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을 얻게 됩니다.
그런데 예수께서 변화산에 올라가 계시는 동안, 산 밑에서는 귀신들린 한 아이를 고치는 일에 실패한 제자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전에 귀신 쫓는 능력을 받아 능력을 행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마태복음 10:1), 이번에도 귀신이 쫓겨 나가리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쫓아내지 못한 것입니다. 산에서 내려오신 예수께서 귀신을 쫓아내자 제자들이 묻습니다. ‘왜 우리는 안 되었습니까(19절)?’ 예수님은 그들의 믿음을 지적하십니다. ‘믿음이 없고 패역한 세대여 내가 얼마나 너희와 함께 있으리오!’(17절). ‘너희의 믿음이 작은 까닭이로다’(20절).
큰 믿음을 말씀하지 않으셨습니다. ‘겨자씨’같은 믿음을 말씀하고 계십니다. ‘너희 믿음이 겨자씨 만큼만 있어도 이 산을 명하여 여기서 저기로 옮겨지라 하면 옮겨질 것이요 또 너희가 못할 것이 없으리라’(20절).
제자들에게 겨자씨 만한 믿음도 없었다는 말은 귀신을 쫓아내는 사건과 관련한 말씀으로 보입니다. 전에 귀신을 쫓아낸 경험이 있기는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때의 그 믿음이 겨자씨 만큼도 남아 있지 않았다는 말입니다. 과거의 경험에 묶여 자신들의 믿음을 과신한 제자들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신앙은 한 번의 철야 기도와 금식 기도로 완성되는 단회적인 경험이 아닙니다.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고 신뢰해야 하는 연속적인 과정입니다. 어제의 능력이 오늘의 승리를 보장해주지 않습니다. 우리는 여전히 연약한 인생이고,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살아야 하는 존재이기에 하나님만을 신뢰해야 합니다. 그런데 귀신 앞에서 하나님을 신뢰하는 믿음이 겨자씨만큼도 없었다는 말입니다.
예수님은 고난만 말씀하시지 않았습니다. 고난 뒤에 부활도 있음을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23절). 그런데 제자들은 근심합니다. 고난과 죽음이라는 현실에 함몰되어 ‘부활’의 영광은 눈에 보이지도, 귀에 들리지도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고백하는 주님은 죽으셨을 뿐만 아니라, 다시 사셔서 하늘에 오르시고 하나님 보좌 우편에 앉으셔서 이 세상을 통치하시는 ‘승귀의 주님’이십니다.
영광의 주님과 영원한 생명을 누리며 함께 왕 노릇하게 될 그 때까지 오직 믿음으로 이 길을 걸어가는 이 땅의 나그네 여정 길 되기를 소망합니다.
마라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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